반도체의 균형점을 설계하는 연구자: 반도체융합공학과 유창식 교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   조회수: 30 날짜: 2026-03-25본문
△ 반도체융합공학과 유창식 교수
반도체의 균형점을 설계하는 연구자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자들의 고민은
지금도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오늘 만나볼 유창식 교수 역시 그 최전선에서 반도체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DRAM 개발과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이끌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작은 반도체 칩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자들의 고민은 지금도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오늘 만나볼 유창식 교수 역시 그 최전선에서 반도체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아날로그 회로 설계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은 유창식 교수는 삼성전자 연구원, 한양대학교 교수, fabless 창업 등 학계와 산업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DRAM 개발과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이끌었다.
산업 현장과 대학 연구실을 넘나들며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축적해 온 그는 올해 3월, 우리 대학 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참된 가르침을 선사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올해 성균관대학교 반도체융합공학과에 부임하게 된 유창식입니다.
| 성균관대학교 반도체융합공학과에 부임하시게 된 계기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는 박사학위를 받은 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4년간 근무했습니다. 이후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에서 18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당시 삼성전자에서 연구년을 지내던 중이었는데 다시 회사로 돌아와 일을 하면 좋겠다는 복귀 제안을 받아 DRAM 개발실 부사장으로 5년을 근무했습니다. 이후 이렇게 성균관대학교 반도체융합공학과에 부임하게 되었어요. 삼성전자와 한양대학교에서 쌓은 산업과 학문 현장의 경험이 성균관대학교의 산학협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회로 설계 분야를 포함한 교수님의 연구 분야를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제 연구 분야는 아날로그 회로 설계입니다. 많은 분이 이미 디지털 시대인데 왜 여전히 아날로그를 연구하느냐고 묻곤 합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인지하는 빛, 소리, 촉각 등 모든 정보는 본질적으로 아날로그입니다. 이를 디지털 정보로 전환해 처리한 후 다시 아날로그 신호로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죠. 실제로 제가 삼성전자에서 개발했던 DRAM의 경우, 정보를 ‘0’과 ‘1’의 디지털 형태로 저장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 정보를 DRAM 내부에서 쓰고 읽는 내부 동작 과정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아날로그 회로 기술이 사용됩니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아날로그 회로는 반도체 시스템의 핵심 기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년 전 한양대학교 재직 시절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지원받아, 기존 방식과는 다른 접근으로 아날로그 회로를 구현하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시간 정보와 통계적 기법을 이용하는 것으로, 반도체 설계 분야 최고 학회인 ISSCC와 국제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었습니다.
▲ ISSCC에 게재된 유 교수의 논문
| 학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3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반도체 분야에 몸담아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이 분야를 연구하시면서 느낀 반도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반도체 분야도 소자, 공정, 설계 등 다양한 기술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회로 설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회로 설계는 전자공학에서 연구하는 다양한 이론을 실물로 구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론이 실제로 구현되어 동작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분야의 매력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0여 년 전 제가 ISSCC의 프로그램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학회에서 “아날로그 회로 설계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주제가 논의된 적이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아날로그 회로가 구시대적인 기술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오히려 현재는 아날로그 회로 설계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더 많은 학생이 저와 같은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 한양대학교 교수 재직 중 삼성전자 임원으로 스카우트되어 1998년 이후 18년 만에 삼성에 복귀하신 이력이 인상 깊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맡으셨던 프로젝트와 그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DRAM 개발실에서 근무했습니다. 여러분이 사용하고 계신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를 비롯해 유튜브를 보거나 제미나이를 사용할 때 접속하게 되는 google의 서버에 들어가 있는 DRAM*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제가 근무한 5년 동안 DRAM의 속도와 집적도는 2배나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팀원들과 함께 LPDDR6*와 DDR6*의 표준을 정의하는 JEDEC*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LPDDR6의 경우, JEDEC 표준 업무와 개발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여 세계 최초로 제품 개발을 완성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연구의 결과는 올해 2월 ISSCC에서 발표되었으며, 내년에 출시될 스마트폰에 해당 제품이 탑재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DRAM: 동적 랜덤 액세스 메모리로,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
*LPDDR6: ‘Low-Power Double Data Rate’의 6세대 규격으로,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저전력 DDR 메모리의 최신 세대
*DDR6: DRAM의 차세대 규격으로, 상승·하강 에지 모두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DDR(Double Data Rate) 기술을 적용한 최신 메모리
*JEDEC: 반도체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표준화 기구로, 메모리·패키징·신뢰성 시험 등에서 널리 쓰이는 규격 체계를 제공.
▲ D램 관련 발표를 하는 유 교수
|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구현하는 반도체 개발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들었습니다. 반도체 연구 과정에서 마주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날로그 회로에 많이 사용되는 커패시터*는 실리콘 면적을 많이 차지합니다. 이는 곧 칩 면적 증가로 이어져 가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요. 저가격이라는 요소를 만족시키기 어려워지죠. 당시 앞서 말씀드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제가 찾은 해결책은 시간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커패시터는 전압을 적분하는 특성이 있으며, 전압 제어 발진기(VCO) 회로 역시 전압을 적분하여 위상 정보를 만들어내는 특성을 보입니다. 이 둘 사이의 유사성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치열하게 연구한 결과, 회로의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고성능, 저전력, 저가격은 모든 반도체 개발자가 지닌 목표입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완벽하게 만족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일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죠. 결국 최종 제품의 성공 여부는 이 세 요소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커패시터: 내부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부품
| 스위스 연방 공대(ETH) 연구실과 캘리포니아 실리콘 이미지에서도 근무하셨습니다. 이러한 다년간의 해외 연구 경험이 현재 교수님의 연구 방향이나 철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박사 학위를 마치고 post-doc으로 스위스 연방 공대 (ETH)에서 16개월 정도 근무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고, IMF 구제 금융을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박사 학위 기간에 발표한 논문을 ETH의 지도교수께서 높게 평가해서 해외로 나가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어요. 당시 근무를 하며 우리나라에 비해 ETH는 대학원 연구실이 굉장히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행정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과 실험 장비를 관리하는 직원이 별도로 있어 대학원생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름 방학에 2주 이상 휴가를 갈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점 중의 하나였어요. 그런 인상을 바탕으로 이후 한양대학교에서 제가 지도하는 연구실도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한편, 한양대학교에서 첫 번째 연구년을 가게 되었을 때 실리콘 이미지로부터 제안받아 1년간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개발하던 제품이 최종 field test 단계에서 간헐적으로 결함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수천 번 테스트해야 가끔 한 번씩 불량이 발생하기 때문에 검수 단계에서 걸러내는 것도 불가능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문제를 해결하면서 설계 단계에서의 면밀한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실제 양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대학 연구에서 경험하기란 쉽지 않지만, 졸업 후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학생들에게도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post-doc: 박사 학위 취득 후 일정 기간 연구 기관에서 연구책임자 지도하에, 연구과제에 참여하며 연구 능력과 성과를 심화하는 연구자(연수자)
|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연구 분야나, 현재 관심을 두고 준비 중인 연구 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DRAM scaling* 한계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꽤 오랫동안 alternative memory에 관한 연구를 해왔지만, 미래의 DRAM 역시 결국 DRAM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결론입니다. 즉, DRAM을 대체할 기술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AI 시스템이 요구하는 더 높은 대역폭과 용량을 지니면서도 더 낮은 전력과 비용을 지닌 DRAM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숙제인데 정답을 아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저는 삼성전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정답을 성균관대학교 학생들과 같이 찾아보고자 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아날로그-혼성 신호 회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공급 전압은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아날로그-혼성 신호 회로 기술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찾아보려고 합니다.
*DRAM scaling: 반도체의 집적도와 비용 효율을 높이는 과정
| 마지막으로 올해 교단에서 새롭게 만나게 될 성균관대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훌륭한 성균관대 학생들과 생활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기대됩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여러분께 아낌없이 나누고자 하니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 연구실 문은 언제든 열려 있고, 전화, 이메일 모두 환영합니다.
유 교수는 이상적 엔지니어란 스스로 사고하고, 동료들과 토론하며,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유 교수의 강의를 통해 이러한 태도를 갖춘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